통일신라 석비 양식의 시초
태종무열왕릉비는 신라 제29대 왕인 태종무열왕의 능 앞에 위치한 기념비로, 통일신라 시대의 예술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이 비는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중국 당나라의 영향을 받아 거북 받침돌과 용 머릿돌을 갖춘 통일신라 석비 양식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당시 신라가 당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문화적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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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받침돌과 용 머릿돌: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상징
태종무열왕릉비는 현재 비몸이 없어진 채 거북 받침돌 위에 용 머릿돌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남아있는 부분만으로도 그 웅장함과 정교함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거북은 목을 높이 쳐들고 발을 힘차게 뻗은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며, 등에는 큼직한 벌집 모양의 육각형이 새겨져 있습니다. 중앙에는 비몸을 꽂아두는 네모난 홈 주위로 연꽃 조각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장식은 거북이 단순한 받침돌이 아닌,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성한 존재임을 상징합니다.
명필가 김인문의 글씨: 역사에 기록된 아름다움
태종무열왕릉비의 비문은 명필가로 유명했던 무열왕의 둘째 아들 김인문의 손으로 직접 새겨졌습니다. 김인문의 글씨는 단순히 글자를 넘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힘차고 유려한 필체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주며,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인들의 진취적인 기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문의 내용은 태종무열왕의 업적과 덕행을 찬양하며, 신라의 위대한 역사를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 김인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통일신라 석조 조각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
태종무열왕릉비는 단순히 아름다운 글씨와 조각이 조화를 이룬 예술 작품을 넘어, 당시 석조 조각 기술의 발달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능숙하게 빚어낸 거북과 용의 모습, 그리고 정교한 조각 기법은 통일신라 시대 석공들의 높은 수준을 보여줍니다. 이 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양권에서도 가장 뛰어난 걸작으로 손꼽히며, 많은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 역사와 예술이 만나 빚어낸 걸작
태종무열왕릉비는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역사와 예술이 만나 빚어낸 걸작입니다. 비에 새겨진 글과 조각은 삼국통일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신라인들의 자긍심과 긍정적인 기상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비는 통일신라 시대 석조 조각 기술의 발달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