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원주 흥법사지 염거화상탑, 신라 불교의 정수를 담은 국보급 승탑 이야기

서론: 염거화상의 사리탑

신라 불교의 깊은 역사와 예술성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곳, 바로 원주 흥법사지 염거화상탑입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불상이나 사찰도 아름답지만, 이 작은 탑 속에는 신라인들의 깊은 신앙과 뛰어난 조각 기술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국보 제104호로 지정된 염거화상탑에 얽힌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전 원주 흥법사지 염거화상탑
출처: 국가유산청


염거화상과 흥법사

염거화상은 신라 말기의 고승으로, 선종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설악산 억성사에서 많은 후학들을 양성하며 선종의 맥을 이어갔습니다. 염거화상이 입적한 후 그의 사리를 모시기 위해 세운 탑이 바로 흥법사지 염거화상탑입니다.

흥법사는 염거화상이 머물렀던 사찰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이야기로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해내려 온다는 의미로 앞에 전(傳)자를 붙입니다. 다만, 탑이 여러 차례 옮겨 다닌 역사를 통해 흥법사가 존재했던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염거화상탑의 특징과 아름다움

염거화상탑은 8각형의 기단과 탑신, 그리고 지붕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탑의 각 부분에는 사자, 연꽃, 사천왕상 등 다양한 조각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특히 탑신의 사천왕상은 입체감이 뛰어나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염거화상탑의 지붕돌은 당시 목조건축 양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매우 사실적입니다. 기와의 곡선과 막새기와 모양 등이 실제 건물의 지붕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염거화상탑은 이처럼 뛰어난 조각 기술과 건축 양식을 통해 신라 불교 조각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역사 속을 거닐다: 염거화상탑의 여정

염거화상탑은 원래 강원도 흥법사터에 세워졌지만, 여러 차례 옮겨 다니며 험난한 역사를 겪었습니다. 탑골공원, 경복궁 등을 거쳐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탑 안에서 발견된 금동탑지를 통해 염거화상탑이 844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사리탑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염거화상탑이 지닌 의미

염거화상탑은 단순히 한 개인의 사리를 모신 탑을 넘어 신라 불교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염거화상탑의 아름다운 조각과 건축 양식은 신라인들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보여주며, 탑에 새겨진 다양한 상징들은 불교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염거화상탑은 우리에게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도록 이끌어줍니다. 탑이 겪어온 수많은 역사적 변화와 훼손은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끝으로

원주 흥법사지 염거화상탑은 신라 불교의 정신과 예술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국보급 문화유산입니다. 작은 탑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