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이어온 거대한 생명
한국에는 수백 년을 살아온 고목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는 천년이라는 세월을 견디며 마을과 함께해온 특별한 나무입니다. 높이 24.3m, 가슴높이 둘레 13.2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은행나무는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간직한 채 오늘날까지도 우뚝 서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단순히 오래된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견딘 자연의 경이로움과 그 속에 깃든 마을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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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 ©국가유산청 |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은행나무
충남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는 나이가 약 1,000년 정도로 추정되며, 오랜 세월 동안 금산 지역 주민들과 함께해 왔습니다. 줄기가 썩어 속이 비어 있어 마치 동굴처럼 보이는 이 나무는 강한 생명력으로 여전히 잎을 피우고 있습니다. 특히, 사방으로 뻗은 가지 중 남쪽과 동쪽 가지가 부러지면서도 그 자재를 활용해 마을 주민들이 3년 동안 밥상을 만들고, 관 37개를 만들어 나누어 가졌다는 이야기는 나무와 사람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전라감사가 사랑한 나무 – 행정헌(杏亭軒)의 유래
500년 전, 이 마을에서 살던 오씨(吳氏) 가문의 조상이 전라감사(현 전라남북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은행나무 아래 정자를 짓고 ‘행정(杏亭)’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후 ‘금산 행정의 은행나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으며, 지금은 ‘행정헌(杏亭軒)’이라는 육각정자가 세워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이 정자는 나무의 웅장함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일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신비로운 전설과 민간신앙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는 단순한 자연유산을 넘어, 신비로운 전설을 간직한 나무로도 유명합니다. 예로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에 특별한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머리가 둔한 아이를 밤중에 이 나무 밑에 한 시간 정도 세워두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며, 은행잎을 삶아 먹으면 노인의 해소병이 낫는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정성스럽게 기도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은행나무는 마을 사람들에게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신성한 존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라나 마을에 큰일이 생기면 이 나무가 소리를 내어 경고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설을 믿는 사람들은 음력 정월 초사흗날 자정에 이 나무 밑에 모여 새해의 행운을 빌곤 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신앙과 깊이 연관된 이 나무는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닌,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살아 있는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는 문화적, 생물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이 나무는 단순한 관광명소가 아니라, 조상들의 삶과 문화 속에서 함께 살아온 생생한 역사적 증거이기도 합니다. 나무 한 그루가 어떻게 마을과 함께 성장하고,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나무가 가지는 가치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 방문 팁
1. 방문 시기
은행나무는 가을이 되면 황금빛으로 물들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은행잎이 흩날리는 늦가을에 방문하면 더욱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월 초사흗날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새해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2. 주변 관광지
충남 금산은 은행나무 외에도 볼거리가 많은 지역입니다. 근처에 금산사, 보석박물관, 칠백의총 등 다양한 명소가 있으므로 하루 일정으로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3. 촬영 포인트
- 행정헌 정자와 함께 은행나무를 찍으면 더욱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 늦가을 노란 은행잎이 가득한 풍경을 담으면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 나무 속이 비어 있는 독특한 형상을 활용해 색다른 구도를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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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요광리 은행나무 ©국가유산청 |
마무리하며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는 단순한 명소가 아니라, 천년 동안 사람들과 함께한 살아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오랜 세월을 견디며 마을과 함께 성장해온 이 나무를 직접 보고 느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 번 방문해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이 은행나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