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흥륜사지는 신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신라 불교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고구려 승려 아도(阿道)가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지은 이 절은 신라 미추왕의 지시에 따라 처음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흥륜사의 창건 연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초기에는 규모가 작고 검소하여 단순히 초가집을 짓고 불법을 강연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흥륜사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은 『삼국유사』에 등장하며, 이는 신라 불교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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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지 사철터 ©국가유산청 |
흥륜사의 역사를 되짚어보자
흥륜사는 처음 창건된 후 몇 차례에 걸쳐 폐허가 되었다가 다시 재건되었습니다. 특히 미추왕이 사망한 뒤, 절은 곧 폐허가 되었으나, 법흥왕 14년(527) 이차돈의 순교 사건이 일어나자 절의 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차돈은 신라에서 불교를 국교로 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그의 순교 이후 흥륜사는 다시 활성화되었습니다.
흥륜사는 진흥왕 5년(544)에 완성되어, 진흥왕은 이 절을 '대왕흥륜사'라고 명명하고 백성들이 스님이 되는 것을 허락하는 등 불교의 중요한 중심지로 발전했습니다. 또한 진흥왕은 만년에는 스스로 삭발하여 법운이라는 법명을 받고 흥륜사의 주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흥륜사는 신라 왕실과 국가의 평안을 기원하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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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지 ©국가유산청 |
흥륜사의 유물과 문화재
흥륜사의 금당에는 선덕여왕 때 김양도가 만든 미륵삼존불상이 모셔져 있고, 동서벽에는 신라 10성의 상이 그려진 벽화가 남아 있습니다. 이 벽화에는 아도, 이차돈, 혜숙, 안함, 의상 등 중요한 승려들이 그려져 있어, 흥륜사가 당시 불교 사상과 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금당지 앞에는 8각탑과 경루가 있으며, 이 지역은 당시 절의 규모와 위상을 짐작하게 합니다.
흥륜사에 대한 중요한 유물 중 하나는 신라시대의 석조물입니다. 이들 중에서 가장 큰 석조물과 배례석은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어, 신라의 건축과 석조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꼽힙니다. 또한 흥륜사터에서는 신라의 미소로 일컬어지는 사람 얼굴 모양의 수막새도 출토되었으며, 이는 신라 시대의 독특한 예술적 특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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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지 탑 ©국가유산청 |
흥륜사의 소실과 복원
흥륜사는 여러 차례 화재와 전란으로 소실되었으며, 특히 신라 말기의 반란군에 의해 불타버린 후, 경명왕 5년(921) 다시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 다시 한번 화재로 불타 폐사되었고, 이후 흥륜사는 그 흔적만 남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흥륜사는 1980년대에 새로 건립된 절로, '영묘사'라고 새겨진 기와조각이 출토되어 선덕여왕 때 창건된 영묘사터로 보기도 합니다. 현재의 흥륜사는 과거의 흥륜사 터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역사적 가치와 유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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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지 종각 ©국가유산청 |
경주 흥륜사, 방문할 가치가 있는 이유
경주 흥륜사지는 단순히 역사적인 유적지 그 이상입니다. 신라 불교의 시작과 발전, 그리고 그 속에서 형성된 문화와 예술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장소는 경주 여행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명소입니다. 또한, 흥륜사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재와 유적들이 위치해 있어, 한곳에서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경주를 방문하면, 흥륜사뿐만 아니라 불국사, 석굴암, 안압지 등 신라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함께 탐방할 수 있습니다. 경주는 그 자체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이므로, 흥륜사를 포함한 다양한 유적지를 방문하면서 과거 신라의 영광을 되새겨보는 것은 여행의 큰 의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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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흥륜사지 대웅전 ©국가유산청 |
마무리하며
경주 흥륜사지는 신라 불교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로, 그 오랜 역사 속에서 불교의 전파와 발전을 이끌었던 중심지입니다. 신라 불교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흥륜사는 꼭 방문해야 할 장소입니다. 경주를 여행하며 흥륜사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탐방하고, 그곳에서 신라의 불교와 예술이 어떻게 융합되어 발전했는지를 느껴보세요.